1.
그렇게 핑그르르- 하고 한 바퀴를 돌아 마지막 출근을 한지도 일주일이 지났다.
나름대로 방학 맞았다 생각하기로 했다. 잠도 푹 자고 음악도 많이 듣고 책도 읽고 가끔 여행도 가고.
아픈곳도 좀 돌보고 말이야.
한집 건너 한집에 젊은 남녀 태반이 백수라기에 그까짓 노는게 뭐 대수인가- 했는데
도서관 회원가입카드를 기입하다 직업란에 마주치자 마음 한 모퉁이가 후두둑 하고 부스러졌다.
주부라고 쓸까 프리랜서라고 쓸까 공란으로 둘까 한참을 고민하다
부끄러운 오른손은 황급히 학생이라고 내 대신 둘러대 주었다.
2.
어떻게 살아야 할까?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제대로 할줄 아는건 방송일 밖에 없는데
어물어물 하다보니 2년동안 쌓인 경력은 행정직이고
보잘것 없지만 이름을 걸고 제대로 해본일은 글을 쓰는 일이니.
잡기가 능하면 밥벌이를 못한다고 누가 그랬다던데.
누가 그랬는지 아는 사람 있으면 소재 파악해서 연락 바랍니다.
3.
일하기 위해 사느냐,
살기 위해 일하느냐.
어느 쪽이건 피상적이다.
삶의 목적이 일에 있느냐, 돈에 있느냐,
당연히 그건 아니지만.
소명의식? 자아실현?
그런건 사춘기에나 하는거라고 또 누가 그랬다했었나.
말씀이 비현실적이라 현실의 삶으로 투영되지 못하지는 않으리라.
그렇다면-
현실이 비현실적이라 말씀이 삶으로 투영되지 못하는 것일까.
4.
이건 예전에 했던 생각인데,
직업란에 '시인' 이렇게 적으면 좀 폼나지 않나?'ㅁ'
뭐 그렇다고.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