離婚について

離婚について (이혼에 대해서)

최근 어찌 된 영문인지 이혼한 사람들과만 계속 만나게 됐다.

이게 생각보다 좀 곤란하다. 

요컨데 오랜만에 만나는 상대와는 얘기거리가 마땅히 없으니

'요즘 일은 어때?'라거나 '지금 어디 살고 있어?' 같은 얘기로 시작해서,

'부인은 건강하지?' 같은 얘기까지 가버리기 마련이다.

이것은 특별히 부인의 동향이 궁금해서 묻는다기보다 -남의 부인이야 뭐 아무래도 좋으니-

그저 사는 얘기랄까, 때에 맞는 인사 같은 것이다.

그러니까 이쪽도 '아- 뭐어, 그럭저럭이지-' 같은 대답을 기대하는 것이다.

그렇게 말했을 때 '실은.. 이혼해 버렸지 뭐야..'같은 말을 듣게되면,

말하는 사람도 곤란하겠지만, 이쪽도 곤란하긴 매한가지다.

나는 이혼에 대해서 편견을 갖고 있는 것은 전혀 없지만,

이혼의 곤란한 점은 이쪽이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전혀 모르겠다는 것에 있다.

결혼이나 출산이라면 어찌됐든 '야- 잘됐구만.'으로 적당하고,

상을 당했다면 '저런, 힘들었겠네.' 정도로 알맞다.

하지만 이혼에 대해서는 이런 편리한 말들이 없다. 

헤어져서 오히려 잘 된 일 일지도 모를 뿐더러, 그런 부분 같은건 타인으로서는 알 도리가 없다.

'완전히 헤어진거지?'라고 하면 뭔가 무책임하고,

'와아- 부럽구만 이거-'라고 하면 경박해져 버리고 만다.

그렇다고 해서 심각한 얼굴로 '아이고 저런....'하고 있으면 분위기가 어두워 질 수 밖에 없다.

하는 수 없이 '아-, 정말? 으으으음......' 같은 분위기가 되고 마는 것이다.

상대방도 상대방대로 '그렇게 됐어. 으으으음....' 같은 느낌이고.

그런 것이 벌써 요즘에만 서너차례 계속 되다 보니 완전히 지쳐버렸다.

이것만봐도 요즘 사회적으로 이혼이 증가하고 있으니까 '관혼상제의 매너-'같은 책에

이혼의 항목이 추가되도 좋지 않을까-하고 난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