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31일 아침 서울에 경계경보가 울렸다. 훈련도 아니고 진짜 경계경보. 311 대지진의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은 눈을 뜨자마자 피난가방을 싸기 시작했다. 1층이라 바로 지하로 내려가면 되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베란다에 있던 생수를 배낭에 넣고 통조림이랑 아이 약을 챙기려는 순간이었다. 이상한 평온함에 티비를 켜니 멀쩡히 정규편성이 나오고 있었다. 창 밖에선 등교하는 학생들 웃음소리가 들렸다. '나라꼴 정말.. 연말에 2024년을 돌아보면 정말 못 잊을 에피소드가 남겠군'하고 생각했는데 2024년의 마지막 날인 지금, 잘못 울린 공습경보 정도로는 나라꼴 경진대회에 명함 내밀기가 어림없어졌다. 한 밤에 난데없이 거짓말처럼 시작하던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이후로 매일 매일 목구멍까지 울화가 차올라서 숨이..
![](http://i1.daumcdn.net/thumb/C148x148.fwebp.q85/?fname=https://blog.kakaocdn.net/dn/bBWxoe/btrVkecqEZ0/f0qKS64QbetzT3FtdkxOX0/img.jpg)
그날의 아침은 특별하다. 누군가는 산에 오르고, 누군가는 바다에 간다. 길이 막히고 추워도 꾸역꾸역 해낸다. 무엇을 위해서인가 하면 바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기 위한 것이다. 그 해는 어떤 해인가? 매일 뜨던 태양이 새로워진 것이 아니다. 매일 뜨던 태양이 아닌 달이 뜨는 것도 아니다. 동쪽에서 뜨던 태양이 서쪽에서 뜨는 것도 아니며 아침에 뜨던 태양이 저녁에 뜨지도 않는다. 모두가 목을 매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며 감동에 젖어 바라본 그 해는 138억 년 전 태초의 우주에 빛이 있은 이래, 태양계의 공전이 안정된 이래, 지구가 23시간 56분 동안 한 바퀴를 스스로 돌기 시작한 이래, 1582년 로마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가 태양력을 개력한 이래 매일 같이 지겹게 떠오르던 바로 그 해이다. 바뀐 것은..
눈을 뜨니 5시 45분이었다. 계획대로라면 나는 이미 올림픽대로를 달리고 있어야 할 터였다. 사이렌을 듣고 깬 신병처럼 캐리어를 잡아 든 나는 잠실대로를 가로질러 뛰었다. 택시를 탈까도 잠깐 생각했다. 그간의 경험으로 얻은 지혜라면 기대한 최악은 기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두고 온 물건도 없고 낯선 침대맡에 둘 책도 한 권 샀다. 일도 없이 꿈도 없이 그저 매일을 어딘가에 처박아놓던 시절, 이유 없이 홍콩에 가고싶었다. '직장인의 주말여행'은 '요르단 사막횡단'만큼 낯선 단어로 들렸다. 그랬던 시간들이 거짓말인 것 마냥 오늘의 나는 '일'과 분리된 '내'가 되고 싶었다. 그렇게 긴 시간을 돌아 처음 만난 홍콩은..
일본에서 학교를 다닐 때의 일이다. '영원히 죽지 않게 되는 약이 있다면 먹겠냐'는 선생님의 질문에 한명씩 돌아가며 답을 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여학생들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두 죽고 혼자 남는 것은 너무 슬프니까-' 먹지 않겠다고 답했다. 아마도 그녀는 밤마다 '스나끄'라고 부르는 일본식 동네 선술집에서 손님들을 상대하고 있을터였다. 출석률은 엉망이었고 오전 수업에 나타나더라도 보통은 엎드려 자고있었다. 한국말을 할줄 아는 조선족이었지만 남들에게 알리기는 싫었는지 정 급할때가 아니면 한국말은 쓰지 않고 보통의 중국인처럼 지냈다. 그녀의 차례가 돌아왔다. 그녀는 '당연히 먹겠노라-' 대답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명씩 죽는 것을 계속 지켜보게 될텐데 괜찮겠냐'는 선생님의 질문에 그녀는 시원스러운 중국..
1. 봄이 와 - 김현철 2. 이제 우리 사랑하게 된다면 - 슬로우쥰 3. Hang on little tomato - Pink martini 4. Sore feet song - Ally kerr 5. After hours - Velvet Underground 6. Maman la plus belle du monde - Louis mariano 7. 바야흐로 사랑의 계절 - 이한철, 박새별 8. 꿈의 요정 - 조용필 9. 한 걸음 더 - 스윗소로우 10. 머리 끝에 물기 - 이규호 11. 푸른 봄 : 靑春 - 주윤하 12. Can we try - Benny sings
Thank you for the music - J.rabbit cover 1. 이상하게도 작년부터 10월의 시작은 무언가의 시작과 맞물리게 되었다. 작년 10월 1일은 일본에 입국하던 날이었다. 그리고 내일은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된다. 2. 결국은 먼 길을 돌아 다시 제자리에 돌아오게 되었다. 아무 생각 없이 썼는데 제자리라는 단어에 손이 멈춘다. 사전을 뒤지니 제자리는 1. 본래 있던 자리. 2. 위치의 변화가 없는 같은 자리. 3. 마땅히 있어야 할 자리. 라는 뜻을 갖는다고 한다. 힘이 된다. 3. '왜'냐는 물음에 배운게 도둑질이라-는 대답은 하지 않기로 했다. 음악, 정말 좋아하니까요 :-) Thanks for all the joy they're bringing Thank you for the..
pudditorium - as voltas com o frio 음악을 틀고 포스팅을 읽을 수 있도록 맨 처음에 두어봤습니다. 어떤가요? :-) 1. 전선이 고착되고 장기전에 돌입할수록 전후처리는 곤란해진다. 토지는 황폐해지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불발탄들이 도처에 산재한다. 어디에 묻었는지 잊혀진 지뢰는 종종 애먼 사람의 발목을 날려버리기도 한다. 오래된 연애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가령 오래된 잡지에 끼워진 엽서라거나, 잘 보지 않던 책 속에 쓰여진 편지 등을 발견하게 되면, 불발탄을 발견한 듯, 지뢰를 밟은 듯 잊었던 전쟁의 상흔에 마주하게 된다. 2. 가을이 되었지만 달라진 것은 계절의 이름 뿐이다. 바람이 좀 더 차가워지거든 품이 넉넉한 에드윈의 셀비지를 척척 접어 입고 빨간 체크무늬 울셔츠에 ..
- Total
- Today
- Yesterday
- 무라카미 하루키
- 아는게 병
- 물론이번에도남자혼자온관객은없었지;^)
- 그러고보니불어또읽자니읽어지네?
- 에노시마
- 가을의詩작
- 애달픈양식
- 하지만난신나게잘놀죠
- stronger life
- 카카오톡부셔버릴거야
- 쓰고보니제목과는전혀상관없는일기
- 시험인데얼른자야지
- jefferson
- 그런건있을수가엄서
- 갈 5:16-26
- 여자들하의야차치하고고추애들반바지는왜그렇게짧냐미친놈들마냥
- 검은우주와아시안게임의라이브는정말굉장했어
- 가을의시작
- 연애보다 온천이 하고싶어.
- 일본
- 어떤말을해야했을까
- 네이티브
- 또까일줄이야
-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 애교과다
- 도피형해외취업해야겠다
- 함께날아요
- 티비를없애야겠어
- 쌓인 아이폰 사진 방출과 2011 가을엔 음악을 듣겠어요 플레이리스트가 커밍순
- 남자6호너이새끼화이팅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