香港.1
눈을 뜨니 5시 45분이었다. 계획대로라면 나는 이미 올림픽대로를 달리고 있어야 할 터였다. 사이렌을 듣고 깬 신병처럼 캐리어를 잡아 든 나는 잠실대로를 가로질러 뛰었다. 택시를 탈까도 잠깐 생각했다. 그간의 경험으로 얻은 지혜라면 기대한 최악은 기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두고 온 물건도 없고 낯선 침대맡에 둘 책도 한 권 샀다. 일도 없이 꿈도 없이 그저 매일을 어딘가에 처박아놓던 시절, 이유 없이 홍콩에 가고싶었다. '직장인의 주말여행'은 '요르단 사막횡단'만큼 낯선 단어로 들렸다. 그랬던 시간들이 거짓말인 것 마냥 오늘의 나는 '일'과 분리된 '내'가 되고 싶었다. 그렇게 긴 시간을 돌아 처음 만난 홍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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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1. 27.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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