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そば屋のビール

mhead 2011. 2. 14. 20:44


소바집의 맥주 (そば屋のビール)



56년의 여름에 도심에서 교외로 이사해서 가장 곤란한 것은,

낮시간부터 빈둥빈둥거리는 인간이 절대로 없다는 것이다.

인구의 태반은 샐러리맨이고, 그런 사람들은 아침 일찍 나가 저녁이 되어서야 돌아온다.

그러니까 필연적으로 낮시간의 길에는 주부들 밖에 없다.

나는 원칙적으로 아침과 저녁으로 밖에 일하지 않으므로 오후는 동네에서 빈둥빈둥 거리게 된다.

뭔가 굉장히 이상한 기분이다. 

근처의 사람에게 의심스러운 눈초리들을 받다보면 나조차도 나쁜짓을 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버린다.


마을의 많은 사람들은 어쩐지 내가 학생이라 그렇게 살고있다고 생각하는것 같다.

요 한 번은 산책을 하고있으니 어딘가의 아주머니에게 '저기- 하숙집 찾고있어?'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고,

택시의 운전수에게는 '공부 힘들지?'라는 말을 듣질 않나, 레코드 대여점에서는 '학생즐 보여주세요'라는 말도 들었다.


연중 청바지와 운동화로 살고 있다고는 하나, 벌써 세른셋이니까,

어찌되었든 학생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텐데, 마을의 사람들에게는 낮 시간에 빈둥빈둥 거리는 인간은

모두 학생으로 보이는것 같다.


도심에서는 절대 그런 일이 없었다.

아오야마거리를 낮 시간에 산책하면 같은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특히 일러스트레이터인 안자이 미즈마루[각주:1]씨는 몇 번이고 만났었다.


'안자이상, 뭐하세요?'

'아, 아니, 그-, 뭐랄까, 그냥 좀.'


몇 번이고 이런 식이었다. 안자이상이라는 사람은 진짜로 한가한지,

아니면 사실은 바쁘다고해도 그게 얼굴에는 나타나지 않는달까,

그런 부분을 절대로 알 수 없는 사람이다.


어쩃든 도심에는 사정을 알 수 없는 사람이 많고, 그런 사람들이 대낮부터 빈둥빈둥거리고 있다.

좋은건지 나쁜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편하기는 뭐-, 편하다.

점심시간에 소바[각주:2]집에서 맥주를 달라고 해도 이상한 얼굴로 바라봐주지 않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다.


소바집에서 마시는 맥주라는건 진짜로 맛있으니까.




  1. 安西水丸。하루키의 아침일상 수필집 시리즈의 일러스트레이터. [본문으로]
  2. 메밀국수.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