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56년의 여름에 도심에서 교외로 이사해서 가장 곤란한 것은,
낮시간부터 빈둥빈둥거리는 인간이 절대로 없다는 것이다.
인구의 태반은 샐러리맨이고, 그런 사람들은 아침 일찍 나가 저녁이 되어서야 돌아온다.
그러니까 필연적으로 낮시간의 길에는 주부들 밖에 없다.
나는 원칙적으로 아침과 저녁으로 밖에 일하지 않으므로 오후는 동네에서 빈둥빈둥 거리게 된다.
뭔가 굉장히 이상한 기분이다.
근처의 사람에게 의심스러운 눈초리들을 받다보면 나조차도 나쁜짓을 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버린다.
마을의 많은 사람들은 어쩐지 내가 학생이라 그렇게 살고있다고 생각하는것 같다.
요 한 번은 산책을 하고있으니 어딘가의 아주머니에게 '저기- 하숙집 찾고있어?'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고,
택시의 운전수에게는 '공부 힘들지?'라는 말을 듣질 않나, 레코드 대여점에서는 '학생즐 보여주세요'라는 말도 들었다.
연중 청바지와 운동화로 살고 있다고는 하나, 벌써 세른셋이니까,
어찌되었든 학생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텐데, 마을의 사람들에게는 낮 시간에 빈둥빈둥 거리는 인간은
모두 학생으로 보이는것 같다.
도심에서는 절대 그런 일이 없었다.
아오야마거리를 낮 시간에 산책하면 같은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안자이상, 뭐하세요?'
'아, 아니, 그-, 뭐랄까, 그냥 좀.'
몇 번이고 이런 식이었다. 안자이상이라는 사람은 진짜로 한가한지,
아니면 사실은 바쁘다고해도 그게 얼굴에는 나타나지 않는달까,
그런 부분을 절대로 알 수 없는 사람이다.
어쩃든 도심에는 사정을 알 수 없는 사람이 많고, 그런 사람들이 대낮부터 빈둥빈둥거리고 있다.
좋은건지 나쁜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편하기는 뭐-, 편하다.
소바집에서 마시는 맥주라는건 진짜로 맛있으니까.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Total
- Today
- Yesterday
링크
TAG
- 검은우주와아시안게임의라이브는정말굉장했어
- 또까일줄이야
-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 남자6호너이새끼화이팅
- 함께날아요
- 연애보다 온천이 하고싶어.
- 애교과다
- 카카오톡부셔버릴거야
- stronger life
- 일본
- 무라카미 하루키
- 에노시마
- 네이티브
- 도피형해외취업해야겠다
- jefferson
- 그런건있을수가엄서
- 가을의시작
- 어떤말을해야했을까
- 물론이번에도남자혼자온관객은없었지;^)
- 쓰고보니제목과는전혀상관없는일기
- 갈 5:16-26
- 가을의詩작
- 시험인데얼른자야지
- 쌓인 아이폰 사진 방출과 2011 가을엔 음악을 듣겠어요 플레이리스트가 커밍순
- 아는게 병
- 애달픈양식
- 여자들하의야차치하고고추애들반바지는왜그렇게짧냐미친놈들마냥
- 그러고보니불어또읽자니읽어지네?
- 티비를없애야겠어
- 하지만난신나게잘놀죠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글 보관함